한미훈련 축소에 "핵무장 급진적 확대"로 답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두고 "가장 적대적 의사 표명"이라고 비난하며 "(북한) 핵무장화의 급진적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훈련은 한국 정부가 '방어용' 성격임을 강조하고 규모까지 축소한 것인데도 북한이 핵개발 강화의 명분으로 삼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대북 긴장 완화를 시도해온 노력마저 무시하는 태도는 비정상적 체제인 북한과의 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다시금 보여준다. 최근 들어 부쩍 러시아에 경도된 북한의 움직임을 고려할 때 당장 신뢰 구축은 요원한 만큼 조급함을 버리고 장기적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날 김 위원장 발언은 한미훈련 외에 이 대통령의 광복 80주년 경축사에 대한 답변 성격도 있어 주목도가 높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니다"며 9·19 군사합의 복원 의지를 밝혔다. 또한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흡수통일'에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 반응은 남북 화해를 모색하려는 취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이 대통령의 평화공존 기조를 감안하면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과 대화를 모색하는 태도를 이어 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우리만 일방적으로 서두른다고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 안보태세의 취약성만 드러낼 수 있다. 예컨대 9·19 군사합의 복원은 우리 군의 휴전선 인근 기동훈련을 제한해 대비태세에 제약을 줄 수 있다. 더구나 미국이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역할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자체 대북 방어 능력을 중시하는 기류를 고려하면 우리의 무조건적인 유화책은 위험하다.
북한은 러시아와 공조하며 무기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한미연합훈련조차 눈치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의 온건한 태도가 북한의 '핵무력 확대'라는 군사적 위협을 방치하는 기회로 작용해선 안 된다. 남북 대화 노력은 지속하되, 대북 방어만큼은 흔들림 없는 철통 대비가 기본이다.
최용대 발행인/ 주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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