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열병식의 정치학

최용대 기자

등록 2025-09-04 21:28


中 열병식의 정치학




중국이 3일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을 맞아 베이징 톈안먼광장에서 전승절 열병식을 거행했다. 1949년 이후 매년 건국절(10월 1일)에 열병식을 연 중국은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이 발생한 때인 1960년부터 24년간 중단했다가 1984년 재개했다. 건국절이 아닌 전승절에 톈안먼에서 열병식이 열린 것은 2015년 70주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중국 전승절은 1945년 9월 2일 중화민국 허잉친 국민혁명군 참모총장이 일본군의 공식 항복문서를 받은 날을 기념한다. 전승절 열병식은 중국의 국력과 군사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행사로 변형됐다. 특히, 최첨단 신형 무기들을 통해 중국의 군사 역량을 한껏 뽐냈다. 둥펑(DF)-41 고체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을 가진 무기가 대거 등장했다.


열병식의 정치적 함의도 작지 않다. 2015년 전승절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등 30여 명의 정상이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유주의 진영의 지도자로는 유일하게 참석해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톈안먼 성루에 올라 시 주석의 오른쪽 두 번째 자리에서 열병식을 참관했다. 2013년 2월 3차 핵실험으로 중국과 관계가 냉랭해진 북한은 최룡해 당시 노동당 비서가 대신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통일 분위기 조성을 위해 한중관계 개선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2016년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주한미군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관계는 급속도로 악화했다.


이번 80주년 전승절엔 다자 무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실상 주인공이 됐다. 10년 전 박 전 대통령 자리에 서서 국제적 이벤트를 만들었다. 후계 구도와 관련, 12세 딸 김주애도 대동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에 파병하며 북·러 밀착을 보여줬지만, 상대적으로 소원했던 중국과 관계 회복의 물꼬를 트고 반미(反美)연대를 과시했다.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에서 펼쳐질 동북아 외교 무대를 놓고 김정은은 어떤 결단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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