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에 담긴 성리학의 우주 생성 이론
태극기(太極旗) 속의 태극 문양은 유가 경전에 제시된 전일적(全一的)인 우주 생성의 원리를 상징한다. 중국 송대(宋代) 성리학의 발흥 과정에서 정립된 태극의 우주 생성론이 조선 유학사 500여 년의 과정을 거쳐 19세기 말엽 조선의 국기 제정에 직접적 영향을 끼쳤다. 주지하듯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1882년)에서 처음 사용된 태극기는 그 이듬해 조선의 국기로 공포되었다.
유교의 우주관이 담긴 국기는 전 세계에서 태극기가 유일무이할 듯하다. 국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폐에는 40년 가까이 이황(李滉, 1502-1571), 이이(李珥, 1536-1584) 등 성리학자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 서울에 가서 도심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서 유교의 상징물이 보인다. 외국인의 눈으로 보면, 한국은 지금도 성리학의 나라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하기에 한국인이라면 태극기의 상징적 의미를 한 번쯤 진지하게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 최소한 외국인 친구에게 태극기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태극기의 의미를 이해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일장기는 태양을 상징하고, 오성홍기(五星紅旗)는 중국공산당과 4대 계급을 상징하고, 성조기는 50개 주(州) 정부와 수도 워싱턴 디시의 연합체를 상징하는 반면, 태극기 속에는 태극이 음양을 낳고 오행의 변화를 거쳐 천지 만물을 생성하는 성리학적 우주 생성의 원리가 담겨 있다. 성리학을 모르고선 태극기의 의미도 알 수 없다는 뜻.
“성리학은 종교인가, 철학인가?”
대학에서 전통 시대 중국 사상사나 철학사를 강의을 들을때면 , 영리하고 적극적인 학생들이 종종 성리학이 “철학이냐, 종교냐?”고 묻곤 했다. 엄밀한 논증 체계를 갖춘 철학이라 정의하기에는 성리학은 직관적 언명과 일방적 주장으로 가득 차 있다. 반면 믿음을 전제하는 종교와는 달리 성리학은 우주의 질서, 세상의 이치, 인간의 도리에 관한 논변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가령 주희(朱熹, 1130-1200)가 생전에 성리학의 입문서로 편찬하여 이후 동아시아 지성계의 필독서로 읽혔던 ‘근사록(近思錄)’ 제1장에 실린 주돈이(周敦頤, 1017-1073) ‘태극도설(太極圖說)’의 첫 명제,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을 보자.
말 이을 ‘이(而)’ 자를 순접으로 풀면 그 뜻은 “무극이면서 태극이다”이고, 역접으로 풀면, 그 뜻은 “무극이지만 태극이다”가 된다. 주희는 여기서 ‘이(而)’자는 역접도, 순접도 아닌 경성(輕聲, 가벼운 소리)이라며, 무극과 태극 사이에는 차서(次序, 차례나 순서)가 없다고 말한다. “무극=태극,” “태극=무극”이라는 의미다. 주희에 따르면 “무극이태극”은 “무극이 곧 태극이다”로 번역해야 할 듯하다.
널리 통용되는 영어 번역은 “Non-polar and yet supreme polar”이다.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영어권 사람들이 이 번역문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다년간 영어권 학생들에게 성리학 개론을 강의해온 경험에 비춰보면, 이 문장은 그들에게 다소 종교적이며 신비로운 느낌을 주지만, 불가사의하거나 기괴하게 느껴지진 않는 듯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형이상학에서 이미 ‘부동의 원동자(不動의 原動者, unmoved mover)’라는 개념으로 우주에서 발생한 최초 운동 원인을 탐구한 바 있다. 성경 창세기와 물리학의 빅뱅 이론을 익숙하게 듣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없음”과 “있음”이 동시화되는 생성의 모멘트를 어렵잖게 상상할 수 있다.
“태극도설”에는 태극이 음양오행의 원리로 작용해서 천지가 생겨나고, 남녀가 나뉘어져 온 세상의 만물이 생겨난다는 성리학의 우주 생성론이 압축되어 있다. 기독교도가 “태극도설”을 보면, 중국 특유의 천지창조 신화 정도로 여기기 쉽다. 반면 20세기 이래 “중국 철학자”들은 “태극도설”이 단순히 천지창조의 신화가 아니라 축적된 자연학적 지식과 엄밀한 논증 체계를 갖춘 우주 생성론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과연 “무극이태극”이라는 구절이 보편타당한 대전제로 성립될 수 있는가? 이에 대해선 상식을 가진 현대인 중 과연 몇 명이나 선뜻 그렇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우주적 질서, 세상의 이치에 관한 거대 관념에 근거한 진리 주장이지만, 그 진실성은 경험적으로 증명될 수도, 이성적으로 논증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한평생 성리학을 공부하며 그 가르침에 따라 살았던 과거의 성리학자들은 우주 생성의 진리와 삼라만상의 실체를 과연 어떻게 알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
성리학적 논증 방식, 과연 철학인가?
12세기 말 남송에서 주희는 제자들을 앞에 두고 “태극도는 오직 하나의 실리이니 하나로써 관통한다(太極圖只是一箇實理,一以貫之)”고 단언했다. 하지만 그의 제자들은 쉽게 그 진리를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태극도설을 읽을 때의 난감함을 감추지 못했다.
(제자) 질문: “무극이태극’이란 대체 무엇입니까?” (問: 無極而太極,如何?)
(주희) 답: “자세히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曰: 子細看,便見得.)
질문: “이미 태극이라 해놓고 다시 무극이 있다고 함은 왜입니까?” (旣曰太極,又有箇無極,如何?)
답: “태극이 본래 무극이다. 핵심을 짚으면 그 의미가 절로 나온다. (太極本無極,要去就中看得這箇意出方得。) (’朱子語類' ‘周子之書·太極圖' 발췌 번역)
주희는 “‘무극이태극’이란 오직 형체는 없지만 리는 있는”(無極而太極,只是無形而有理)” 상태라고 해석한다. 이어서 그는 주돈이가 “사람들이 태극 밖에서 따로 태극을 찾을까 우려되어서 무극이라 말했다(周子恐人於太極之外更尋太極, 故以無極言之.)”고 풀이한다. 이치로서 작용할 뿐 구체적인 형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태극은 곧 무극이며, 바로 그 점에서 무극과 태극은 모두 리(理)를 가리킨다는 의미이다.
일반적으로 성리학의 리(理) 개념은 원리(原理)나 섭리(攝理, 혹은 燮理) 등으로 풀이된다. 우주의 보편법칙으로서의 천리(天理), 인성의 보편성을 의미하는 성리(性理), 윤리·도덕 규범으로서의 윤리(倫理), 사물 세계의 법칙성을 의미하는 물리(物理) 등으로 그 의미를 새길 수 있다. 쉽게 말해 리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근원적 법칙성이나 삼라만상을 관장하는 내재적 주재성(主宰性)을 의미한다.
태극이라는 지상의 원리, 보편의 이치, 만물의 법칙이 존재하기에 온 우주의 삼라만상이 질서정연하게 생성되어 조화롭게 돌아간다는 정도의 의미로 새겨도 무방하다. 태극이라는 근본 원리에서 천지 만물이라는 구체적 실체로 나아가는 성리학적 사유는 전형적인 연역적 사변(思辨, speculation)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적어도 그 점에선 신의 존재 증명에서 출발하는 중세 기독교의 연역적 사유 방식과도 상통한다.
여기서 성리학적 사변 방식과 논증 형식에 관해서 우리는 근원적인 인식론적 질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성리학자들은 대체 어떻게 “무극이태극”이란 대명제를 도출했는가? 어떤 경험적 근거 위에서? 어떤 논증의 과정을 거쳐서? 그들은 과연 또 어떻게, 무슨 근거로, 어떤 논리 위에서 태극이 음양을 낳고, 오행의 순환을 일으키고, 천지를 생성하고, 남녀의 조화를 통해 온 세상의 생명체를 낳았다고 주장할 수 있었는가? 그들은 우리가 갖지 못하는 혜안(慧眼)을 갖고 있어서 순수 직관적으로 이 세상의 진실을 인식했는가? 아니라면, 수도승처럼 묵좌(默坐) 수행을 통해서 우주의 생성과 만물의 생장 원리를 꿰뚫어 보았는가? 그들은 대체 어떻게 “무극이 곧 태극이며, 태극이 곧 리(理)”라는 대전제를 절대 진리로 확신할 수 있었는가? 대체 무슨 근거로, 어떤 확신 위에서 그들은 태극의 우주 생성론을 그토록 강력하게 일방적으로 설파했는가?
“무극이태극”이라는 단문은 진위를 가릴 수 있는 철학적 명제가 아니라 직관적 언명이나 시적 표현에 가깝다. 한 철인이 이 세상의 우주적 질서를 관조하면서 얻은 직관을 “무극이태극”이라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 한 사람의 직관을 절대 진리라 여길 바보는 이 세상에 없다. 그렇기에 주희의 제자들은 “무극이태극”이 무슨 의미냐 물었다. 그런 제자들을 향해 “자세히 보면 바로 알 수 있다”고 답변하는 주희는 엄밀한 철학자라기보다는 신념을 설파하는 종교인에 가깝다. 플라톤의 대화와 비교한다면, 주희의 문답법은 권위적이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이고, 무책임하게 느껴진다.
바로 그 점에서 “무극이태극”은 체계적인 논증을 거친 철학적 명제가 아니라 유학자의 신념이 담긴 일방적 주장임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희는 대체 무슨 근거로 “태극도설이 하나의 실리이며, 하나로써 관통한다”는 확신에 찬 주장을 서슴없이 개진할 수 있었을까? 또한 주희의 주장에 왜 그토록 많은 동아시아의 지식인들이 넘어갔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통 시대 동아시아에서 유가 경전(經典)이 가진 절대적 권위를 이해해야만 한다. 주희의 모든 주장은 일개인의 독창적 사유가 아니라 유가 경전에 근거한 경학적 세계관의 표출이기 때문이다.
성리학은 순수 철학이 아니라 유가 경학이다.
주희뿐만 아니라 이황, 이이 등 전통 시대 동아시아의 유생들은 경전 속에 불변의 가치와 불멸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믿었다. 경전에 대한 종교적 믿음이 있었기에 유생들은 평생을 거쳐 경학(經學)을 연구했다. 경학은 망실된 고경(古經)을 복원하고, 경문(經文)의 원의(原意)를 주해(注解)하고, 성현(聖賢)의 훈시(訓示)를 증득(證得)하고, 나아가 문명의 원리를 궁구하는 인문학적 정신활동의 요체였다.
주희가 편찬한 '四書章句集注'에 실린 주희의 '대학장구서(大學章句序).' 성리학의 기본 이념을 밝힌 가장 중요한 텍스트 중 하나. 위의 이미지는 1214년 판본. /美 국회도서관
성리학은 유가 경전을 새롭게 해석한 중국 중세의 경학(經學)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중국 철학계를 이끌었던 주바이쿤(朱伯昆, 1923-2007)에 따르면, 송에서 명으로 이어진 성리학의 역사는 곧 “경학(經學) 철학사”였다. 기독교의 교리가 성경에 근거하듯, 성리학의 가르침은 유가 고경(古經)에 기초하고 있다. 마틴 루터가 라틴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개신교를 일으켰듯, 주희는 유가 경전 중에서도 특히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이른바 ‘사서(四書)’를 일목요연하게 해석하여 신유학의 길을 열었다. 성경이 없이는 기독교의 기본 교리가 성립될 수 없듯이, 유가 경전이 없이는 성리학적 기본 명제가 근거를 상실하고 만다. 기독교인이 성경을 근거로 믿음을 설파하듯이 성리학자의 진리 주장은 모두 유가 경전에 근거하고 있다.
오늘날 중국철학 연구자들은 성리학적 논변을 현대 철학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다. 선험(先驗, a priori), 선의지(善意志), 물자체(物自體) 등 칸트 철학의 개념을 끌어와서 성리학의 기본 개념을 설명하기도 하고, 후설(Edmund Husserl, 1859-1938)의 현상학을 가져다가 양명학의 양지(良知) 개념을 해석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주희의 철학을 재구성하여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1947) 철학의 오류와 한계를 보정(補正)하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가 경전과 유리된 성리학의 탐구는 모래 위에 누각을 짓는 행위처럼 무모하고 위태롭다. 주희가 “무극이태극”의 의미를 캐묻는 제자들에게 “자세히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며 그토록 확신에 찬 주장을 설파한 근거는 다음 아닌 바로 유가 경전이기 때문이다. 유가 경전의 권위가 무너질 때 성리학은 존립의 기반 자체를 상실하고 만다.
청 제국이 무너지기 전까지도 중국의 유생들은 ‘주례(周禮)’ 등 여러 유가 경전의 재해석을 통해서 내우외환의 국가적 위기를 타개하려 노력했다. 신해혁명(辛亥革命, 1911년) 이후 등장한 민국 정부는 학교의 정규 커리큘럼에서 유가 경전의 독송(讀誦) 과정을 폐지했다. 유가 경학이 해체되면서 생겨난 이념의 공백을 근대 서구의 다양한 사상이 채웠다. 오늘날 중국의 학자들은 경학이 “봉건 전제 정부”가 채택한 “법정(法定)”의 통치학설(統治學說)일 뿐이라 단언한다. (송재윤, ‘경의 제국’ ‘역사와 현실’ 113, 2019).
다시 태극기 속에 담긴 성리학적 우주 생성론으로 돌아가 보자. 태극이 움직여서 음양을 낳고, 오행의 변화를 일으키고, 하늘과 땅을 갈라서 남녀의 교합으로 천지 만물이 생성됐다는 성리학적 우주 생성론은 유가 경학 중에서도 특히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에 근거하고 있다. 유가 경학의 절대적 권위가 무너지는 순간, 성리학적 우주 생성론도 허물어지고 만다.
19세기 후반까지도 조선의 국가 이념은 확고부동 명실상부 성리학이었다. 성리학의 나라가 새로 제정하는 국기에 태극 문양을 넣었음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다만 바로 그때가 전 세계적으로 성리학적 세계관이 산산이 조각나던 때라는 사실만큼은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19세기 후반 중화 대륙에서도 이미 처참하게 붕괴한 성리학적 우주관의의 요체가 태극기에 오롯이 담겨 있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용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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