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하 시인 네 번째 시집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
연밭에 발목 빠진 낮달이 등 토닥여 주는 오후
그사이 눈물 봉지 같은 연꽃이 또 터진다
입추
서하
불 꺼진 윗목, 콩나물시루에 흘러내리는 물소리처럼
밥물 끓는 것처럼
맨발의 물총새처럼
쉼 없이 안달 난 강물처럼
산이 늘 푸른 파도로 출렁이는 것처럼
늙은 여치 소리가 파래지는 것처럼
벼 자라는 소리 듣고 매미가 우는 것처럼
낮달이 손수건을 꺼내 흔드는 것처럼
머리 풀던 저녁연기가 잠시 망설이는 것처럼
더운데 덥지 않은 것처럼
단추를 채우는 입추다
서하 시인어제가 입추다. 달력은 분명 가을의 문턱을 알렸지만, 여전히 땀은 흘러내리고 매미 소리는 무겁다. 그러나 시인은 이 모순적 시절을 “더운데 덥지 않은 것처럼”이라고 표현하며, 여름과 가을의 경계가 만들어내는 묘한 어긋남을 잡아낸다.
시의 첫머리에서부터 눈에 들어오는 것은 감각적 비유들이다. “콩나물시루에 흘러내리는 물소리”, “밥물 끓는 것”, “맨발의 물총새”, “안달 난 강물”, “푸른 파도처럼 출렁이는 산” 같은 이미지들은 더위의 기세가 아직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시간의 전환을 예고하는 조짐이기도 하다.
입추는 단순한 계절의 전환점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운이 교차하는 ‘사이’의 시기다. 여름의 열기와 가을의 서늘함이 부딪히면서 낯설고 모호한 분위기를 만든다. 시인은 이 모호함을 “늙은 여치 소리가 파래지는 것처럼”, “벼 자라는 소리 듣고 매미가 우는 것처럼”이라는 생명 현상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섬세하게 포착한다.
특히 “낮달이 손수건을 꺼내 흔드는 것처럼”이라는 구절은, 여름의 작별 인사를 은유하는 장면처럼 읽힌다. 여전히 하늘에 떠 있는 낮달은 손을 흔들며 계절의 전환을 알린다. 여름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더위가 무겁지만, 자연은 이미 묵묵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 구절 “단추를 채우는 입추다”는 이 시의 압권이다. 단추를 채운다는 행위는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다잡는 동작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어느덧 가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인간의 태도이자, 자연이 계절의 질서를 정리하는 순간을 은유한다. 여름과 가을 사이의 찰나, 덥지만 덥지 않은 모순의 계절, 그것이 바로 입추의 본질이다.
이 시는 전환의 계절을 노래하면서도 단순한 계절감에 머물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과 생명의 리듬을 예민하게 감각하고, 그 경계의 미묘함을 언어로 길어 올린다. ‘입추’는 여름을 견디는 몸과,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 사이에서 잠시 흔들리는 인간과 자연의 숨결을 보여주는 시다.
서하 시인 네 번째 시집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
서하 시인은 지난 2003년 걷는사람 시인선으로 『외등은 외로워서 환할까』를 네 번째 시집으로 펴낸 중견 시인이다. 1999년 《시안》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그동안 시집 『아주 작은 아침』 『저 환한 어둠』 『먼 곳부터 그리워지는 안부처럼』을 냈으며, 제33회 대구문학상, 제1회 이윤수 문학상을 수상했다.
서하 시인은 우뚝하고 씩씩하게 지난날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이름으로 살아가는 자신의 얘기를 펼쳐내는가 하면,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인생, 팬데믹이 불러온 미증유의 시대 상황을 예리하고도 환상적인 장면으로 보여 주기도 한다.
“꿈에 마스크를 쓴 아이를 낳았다 하면 믿겠니”(「오랜만에 걸려 온 전화」)라는 표현은 섬뜩한 인류의 오늘을 초상화처럼 그려내고, “죽음도 숨을 쉬는지/추깃물이 뽀글거립니다//혼자 쓰는 죽음이 점점 빼곡해집니다”(「부고를 받고」)라는 대목은 팬데믹이 가져온 병과 죽음의 일상화를 상기하며 ‘쓰는 일’의 사명을 다시금 환기시킨다.
삶 도처에 널린 죽음의 상징과 의미를 재해석한 시들도 눈에 띈다. 그는 대놓고 “다정다감하지 않지만 이래라저래라 훈수 두지 않는 해골이 나는 좋다”(「죽은 소의 뿔을 만지다」)고 얘기한다. 소나 고양이 같은 죽어 있는 생명체가 등장하는 시에서는 죽음과 삶이 어떻게 공존하고 있는지를 그려내고, 생명체끼리의 존중과 애도를 처연하고도 아름답게 그려낸다.
‘추깃물’은 송장이 썩어서 흐르는 물이다. 추깃물이 뽀글거리는 모습을 보며 ‘죽음도 숨을 쉬는 것’이라는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전하는 심심한 애도가 가슴을 울린다.
해설을 쓴 이성혁 평론가는 “서하의 시는 삶에서 죽음을 찾아내고 죽음에서 생명을 이끌어내면서 써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시 쓰기는 결국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일로 나아갔다. 이렇게 써진 시에는 전도된 시간, 거꾸로 매달린 시간이 응축되어 있을 터였다. 거꾸로 매달린 저 고드름처럼 말이다.”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서하의 시학을 ‘거꾸리 시학’이라고 일컫는다.
‘모티(모퉁이)’에서 발동하는 해학과 풍자의 받개질은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서 ‘모티’는 ‘모퉁이’의 경상도 사투리다. ‘무더기’라는 말로도 쓰이며 잘못된 일이나 엉뚱한 장소의 의미로도 쓰인다. 또 ‘받개질’이라는 생소한 단어도 나오는데 ‘머리나 뿔 따위로 세차게 떠받는 짓’을 뜻한다.
그런 한편 서하 시인이 불러내는 옛이야기는 애잔한 눈물과 천진한 웃음으로 뒤범벅돼 있다. 수학여행 갈 형편이 안 되어 어른들 심부름으로 하루를 보내던 어린 날을 떠올리며 “내 머리칼을 잡아당기는 동생을 엉덩이 받치고 있던 손으로 한 대 쥐어박았더니 버려진 오후가 앙앙 울었(「Cut-in」)던 장면을 소환한다.
“소여물 써는 작두를 옮긴 한 모티”에서 태어나 “본적도, 현주소도 다 모티”(「이름·1」)로 살아왔던, 그저 딸이라는 이유로 구석에서의 삶을 강요당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퍽 담담하게, 구성지고도 위트 있게 그려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여전히 굳건한 남성우월주의를 향해 대찬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다시 태어나면 벌레가 되더라도 수놈이 되겠다던 고모, 주야장천 대를 이어 내려오는 불알교의 탱탱한 신심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불알교」)라는 구절에서는 통쾌함과 쓴웃음이 교차한다.
서하 시인의 위트는 시집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특히 경상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현한「눈 내리는 날」이 절창이다. 담임 선생님을 짝사랑하던 시적 화자가 불현듯 찾아온 실연에 낙망하며 “부글거리는 내 속을 확 디비시 놓은 담임 샘이 엄청시리 미깔시럽었다 (…) 코바늘로 콕콕 찌리고 싶었다”라고 하는 것이나 “찔룩거리던 그날맹크로 배긑에는 아작아작 눈이 온다”, “수학 샘도 담임 샘도 인자는 갱죽거치 다 늙어뿌껬다” 같은 시구를 읽노라면 따뜻하면서도 촉촉한 감성으로 마음이 충만해진다.
장옥관 시인이 ‘추천사’에서 밝힌 것처럼 “해학과 풍자의 겨드랑이에 슬쩍 끼워 넣는 아련하고 아릿한 슬픔의 기미”를 이 한 권의 시집에서 읽을 수 있다.
서하 시인은 오는 26일 오후 6시 시집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詩’ 자매책방인 ‘수목원 산책’에서 ‘산아래서 詩누리기’ 세 번째 북토크 행사를 연다.
서하 시인 ‘산아래 詩’ 자매책방인 ‘수목원 산책’에서 ‘산아래서 詩누리기’ 세 번째 북토크 행사 포스터.시인의 말
네 번째 매듭을 묶는다.
염낭거미는 새끼들의 먹이가 되며 생을 마감한다.
소여물 써는 외양간 모퉁이에서
몸 풀었던 우리 엄마의 생도 거미와 흡사했다.
아이는 자라 어른이 되는데
딸은 환갑이 지나도 아들이 안 되더라는
북데기 같은 말, 소 잔등에 실어 보낸다.
부디 좋은 곳에 가 닿기를…
2023년 봄을 기다리며
서하
추천사
뿔은 우뚝하다. 씩씩하다, 튼튼하다. 단어와 단어, 행과 행 사이를 성큼성큼 건너뛰는 시의 보폭이 경쾌하다. 누가 소의 걸음이 느릿하다고 했던가, 개구쟁이 딱지 뒤집듯이 말의 의미를 뒤집는 시원시원한 솜씨가 있다. 해학과 풍자의 겨드랑이에 슬쩍 끼워 넣는 아련하고 아릿한 슬픔의 기미도 얼핏 감지된다. ‘정례’라는 이쁜 이름 뒤에서 한낱 ‘모티’로 불리던 성장사, “주야장천 대를 이어 내려오는 불알교”를 향해 “온 힘 다해 받개질”을 꿈꾼 걸까. “참 간절히,/최선을 다해” 뛰엄뛰엄 속엣말 꺼낸 게 이번 시집이다. 어둡고 축축한 어제의 골짜기를 온전히 견뎌냈기 때문일까. “결코 끝은 끝이라 말하지 않는” 삶의 이슥함을 보듬을 줄 아는 시선의 곡진함이 따스하고 눈물겹다. 일상의 작고 여린 것들에게 눈길 던지며 그 사연에 다정함을 버무려 내놓은 가정식 백반. 신축년 소띠 해에 영천 땅에서 태어나 생의 징검다리를 우직하게 내딛는 우보牛步가 참으로 믿음직하다. (장옥관 시인)
박상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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