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칼럼》 덕(德

최용대 기자

등록 2025-10-18 22:14


덕(德



덕(德)은 '신비한 힘'이다. 주먹과 같은 육체적 폭력이나 욕설과 같은 정신적 폭력을 행사하지 않고도, 또는 법(法)과 같은 제도적 폭력으로 강제하지 않아도 타인을 바꾼다. 절차탁마한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매력을 통해 덕 있는 사람은 타자의 영혼에 직접 영향을 끼치고, 그로부터 자발적 협력을 끌어낸다.


폭력으로도 세상은 바뀐다. 하지만 폭력의 실천은 더 폭력적인 세상을 불러들일 뿐이다.

 

이익으로도 세상은 바뀐다. 하지만 이익의 추구는 인간마저 상품이 되는 소외를 재촉할 뿐이다. 논변으로도 세상은 바뀌지만 합리는 앞으로 따르고 뒤로 배신하는 간계를 퍼뜨릴 뿐이다. 이것이 춘추의 질서다. 호랑이보다 가혹한 정치가 행해지고, 속이고 죽이는 귀계가 횡행하는 도탄의 세상에서 공자는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방법을 이룩하려 했다. 


자신을 바꾸는 실천을 윤리라고 하고 타인을 바꾸는 실천을 정치라고 한다면, 공자는 힘 있는 군대나 엄격한 형벌을 이용해 세상을 평화롭게 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았다. 공자는 말한다. "정치명령으로 백성을 이끌고 형벌로써 바꾸려 하면, 백성들은 형벌을 피하려 하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공자는 엄격한 법으로 '백성들이 손과 발을 둘 곳이 없어지는' 세상을 바라지 않았다. 폭력의 힘을 몰랐던 게 아니다. "송사를 듣고서 처리하는 것은 나도 남과 마찬가지다. 반드시 송사가 없도록 할 것이다." 누군가 잘못을 저질러 일단 재판이 벌어지면 법은 엄히 적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공자의 꿈은 무송(無訟), 아예 재판이 없는 세상이었다.


공자는 자신을 바꾸는 실천을 통해 타인을 바꾸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윤리로 정치를 행하는 길을 개척하려 했다. '대학'의 큰 뜻이 여기로부터 비롯했다. 뜻을 정성스럽게 하여 마음을 바루고, 마음을 바루어 자신을 닦고, 자신을 닦아 집안을 가지런히 하고, 집안을 가지런히 하여 나라를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려 천하를 평화롭게 한다는 원리다. 


덕이란 자신을 닦는 과정에서 쌓이는 힘이다. 타인은 인(仁)으로 대하고 자신은 의(義)로 다스리면 덕이 있다. 자신을 세울 때 공손하고, 타자를 대할 때 관대하면 덕이 있다. 어느항공 오너 일가의 무덕(無德) 경영으로 부끄럽다. 사랑의 힘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 같은 언행이 끔찍하다. 자기 욕망을 넘어서는 희생과 타자에 대한 꾸준한 관용 없이 발광적 폭력으로 조직을 이끌지는 못한다. 자기 안에 인간을 세우지 못한 이들이 이끄는 세상은 반드시 혁명된다. 법에서 덕으로, 폭력에서 감동으로, 이것이 문명이다. 나라 이름을 단 항공사에서 문명을 보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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